목록글연성 (67)
A.Y.A.D.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봄피터에게서 따스한 냄새가 났다. 맷은 몸 위로 훅 끼쳐오는 온기에 고개를 들었다. 이제 왔어? 피터가 웃으면서 맷의 목에 팔을 둘렀다. 피터의 몸은 햇빛의 온도만큼 따끈따끈했다. 오늘은 밖에 오래 있었나 보네. 맷은 피터의 머리카락에 코를 묻으며 속삭였다. 햇빛에 오랫동안 구워진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폭신폭신했다. 피터가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맞아요, 오늘은 하루 종일 밖에 있었어요. 센트럴 파크를 계속 돌아다녔거든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실내에 있고 싶지가 않았어요. 속살거리는 피터의 목소리마다 더운 숨결이 맷의 목덜미를 간지럽혔다. 그러게, 온갖 냄새가 나. 맷은 여전히 피터에게 머리를 묻은 채 중얼거렸다. 오후의 햇살을 반사하는 잔디의 냄새, 아직 꽃봉오리인데도 진한 향을 뿌리는 금목서..
맷피터 환생 AU는 2016년 3월 완결되었으며 2016.6.4 디씨마블통합온리전에서 란 이름으로 판매되었습니다.현재 블로그에는 1, 2화를 제외하고 모두 비공개처리되었으며 포스타입에 유료로 발행되어 있습니다.챕터 1 > http://posty.pe/reqexb 챕터 2 > http://posty.pe/9a2iiu 챕터 3 > http://posty.pe/7jgkm9
진단메이커 키워드 : 수십 개의 단어와 한 사람을 동시에 떠올리는 일 나는 아직도 이런 일을 생각한다 플래시는 무겁고 뜨거운 헬멧을 벗어던졌다. 동시에 땀냄새가 훅 끼쳐올랐다. 그는 허리춤의 수통을 더듬어 꺼냈다. 혀끝에 닿는 물은 미지근했다. 군화의 끈 사이로 자꾸 모래가 들어와 발밑에 배겼다. 그는 이미 장갑도 벗고 소매도 있는대로 걷어올린 참이었다. 뜨겁다. 그는 모래처럼 까끌까끌해진 입 속으로 중얼거렸다. 더운 게 아니라 뜨겁다, 라고. 플래시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앞을 바라보았다. 험비라도 앞에 지나가면 좋았으련만, 그의 앞에 펼쳐진 건 그저 사람들이 놓고 간 텅빈 집뿐이었다. 사막의 열풍에 천천히 스러져 갈 운명인 낮은 흙집을 보며 플래시는 발걸음을 옮겼다. 등에 멘 군장과 총기의 무게가 자꾸 ..
나는 이 생에서 하늘을 보았고 그것은 다만 너로 인해서였다.-오귀스트 로댕이 카미유 클로델에게 보낸 편지 中- "-예술가에게 뮤즈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그것은 숱한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피카소의 경우 숱한 여인들과의 염문을 뿌렸죠. 그러면서 그의 창작욕은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유지되었습니다. 또한 대표적인 사례는 로댕과 카미유 클로델이 있지요. 로댕은 카미유 클로델과 사랑에 빠지면서 이전보다 훨씬 관능적이고 대담한 작품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 그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겠네요. 과 더불어 로댕의 가장 훌륭한 작품 중 하나인 이것은...." 강의실의 벽면 가득 남녀가 농밀하게 키스하고 있는 조각상의 사진이 나타났다. "...신곡의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조각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와 그의..
안녕, 이라는 한마디였다. 그 모든 것의 시작은 그러했다. 뉴욕의 뒷골목에서 제이슨이 감히 레드후드의 주머니를 털려고 하던 간큰 강도 둘을 반쯤 죽여 놓았을 때, 피터가 제이슨에게 처음 건넨 인사였다. 데일리 뷰글의 1면을 언제나 장식하는 유명인사이자 모두의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의 인사에 대한 제이슨의 반응은 이러했다. "미쳤냐?" 거미줄에 거꾸로 매달린 스파이더맨의 눈매가 살짝 가늘어졌다. "이런 걸 보고도 안녕은 무슨 빌어먹을 안녕이야. 아, 미리 말해두겠지만 이건 정당방위였으니까 엄한 시비 털지 말고 그냥 너는 너 갈길 가라, 응?" 그러면서 바닥에 널부러진 강도들의 몸을 발로 툭 쳤다. "너구나, 그 고담의 레드후드가." 빨갛고 하얀 큰 눈의 마스크에서 나온 목소리는 의외로 낭랑했다. 스파이더맨..
1.죽음의 냄새가 났다. 감각을 꽉 채우는 진한 구정물 냄새와 피냄새가 뒤섞여 어느새 하나가 되어버린 냄새. 케인은 이 냄새에 아주 익숙했다. 그가 살아있던 대부분의 시간은 죽음을 향해 천천히 기어가는 과정이었으므로. 언젠가 차라리 죽었더라면 편했을 것이라고, 내뱉은 적이 있었던 것도 같았다. 자신을 노려보며 다가오는 죽음을 피하지도 못한채 붙들려 기다리기만 하는 것. 발버둥치고 괴로워해도 결국엔 시궁창 속에서 죽어갈 것임을 깨닫는 순간. 살아있는 매 순간순간이 끔찍한 삶. 케인은, 케인은 두 번 다시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럼에도- 결국엔 이렇게 되고 마는 것이다.케인은 비척거리며 발걸음을 내딛었다. 진득한 피가 웅덩이 위로 떨어지는 소리가 터널 속으로 울렸다. 다시 한 번 걸으려고 다리를 들어올..
2.19세기(2) 피터를 두번째로 만났을 때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모자와 어깨 위의 천 위로 빗방울이 부슬부슬 젖어들었다. 그럼에도 거리의 사람들 누구도 우산을 선듯 꺼내는 이가 없었다. 런던에서 이정도 비로 허둥대는 사람은 드물었다. 맷은 마차를 천천히 달리게 했다. 바삐 걸어가는 사람들 사이로 하릴없이 서성이는 사람들이 보였다. 레스터 스퀘어에는 유독 그런 이들이 많았다. 맷은 광장을 가로질러 지나가다가 문득 마부에게 멈추라고 말했다. 마부는 거리로 들어가는 길목 바로 앞에서 멈추는 게 탐탁치 않아보였지만 잠자코 말을 멈추었다. 맷은 문을 열고, 인사했다. "혹시 날 기억하나?" 소년의 미소가 들렸다. "당연하죠, 잘생긴 장님 신사 아저씨." 짐짓 장난스레 울리는 목소리. 맷은 작게 안도했다. 맷이..
1.19세기(1) 마차가 덜컹거렸다. 깨진 보도블럭 위를 지날 때마다 마차는 아래 위로 파도라도 치듯이 흔들렸다. 그럴 때마다 실크햇도 포마드를 바른 머리 위로 미끄러졌다. 맷은 세번째로 실크햇을 고쳐썼다. 맷의 앞에 앉은 남자는 조금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혹은, 지었을 것이다. "그래도 여기가 지름길이어서요." 질이 좋지 않은 동네를 지나가게 된 변명을 남자는 늘어놓았다. 미국과 자동차라는 발명품에 대해서 삼십여분째 지껄인 뒤에야 내놓은 말이었다. 밀폐된 마차 안의 공기에는 남자의 향수 냄새로 온통 가득했다. 맷은 창문을 잠깐 열어도 되겠냐고 질문했다. 남자는 선뜻 그러라고 했다. 문을 열자마자 안개가 한층 요란해진 말발굽 소리와 함께 마차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남자는 곧 이번에 보러갈 오페라의 ..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