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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Y.A.D.
새로운 왕의 취임식이 끝나고 이어진 것은 요새는 보기 힘든 규모의 무도회였다. 왕의 등극을 축하하는 자리인만큼, 저 먼 나라에서 실어온 희귀한 식재료며, 가격을 안다면 분명 입이 떡 벌어질만한 화려한 온갖 장식들. 나라에서 제일가는 음악가가 신왕을 위하여 새로이 작곡했다는 음악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이런 무도회라면, 이 나라에서 귀족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자로서는 결코 빠질 수 없는 것이다. 덕분에 여느 무도회라면 볼수 없는 면면들- 가난한 귀족, 괴팍한 귀족, 추문이 도는 귀족, 그리고- 서로 얼굴을 보는 것조차 증오하는 귀족들도, 함께 이 자리에 참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응당 이 거대한 무도회의 중심이 되어야 할 소년은 혼자 발코니에 나와있었다. 금발의 소년은 이 나라의 둘째 가는 실력자..
27.お前の世界 너의 세계 이츠XkyonX이츠 from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그는 나와 다르다. 당연한 사실이다. 그와 나는 당연히 똑같을 수 없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백억의 사람들 중 어느 누구도 나와 똑같을 수 없다. 만약 도플갱어라는 게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 녀석과 나의 살아온 과정은 일치하지 않을거고 겪어온 사람들도 다를테니 똑같다고는 결코 말하겠지. 그런 의미에서 나의 유일성은 결코 언제나 훼손되지 않고 남아있을 수 있.... 아니, 이런 헛소리를 지껄이려는 게 아니다. 나도 그 녀석의 영향을 받았나 보다. 좀 있으면 그럴듯한 심리학적 지식을 동원해대서 언뜻 들으면 유식해보이는 추리를 해댈지도 모른다. ...그건 좀 싫군. 하여간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는 나와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무..
12.貴方に行く道 너에게로 가는 길 지금은 여름이었다. 샛노란 오후 2시의 햇살이 하늘을 가득 메웠다. 후끈후끈하게 햇빛에 데워진 공기는 달뜬 숨을 들이쉴 때마다 호흡을 방해했다. 끈적끈적하게 땀에 젖어 머리카락이 자꾸 달라붙는 이마에 손등으로 땀을 훔쳤다. -더워. 내가 맨 처음 내뱉은 한마디였다. 정말로 덥고 덥고 또 더워서 정신이 금방이라도 나가버릴듯, 시야가 몽롱해진다. 이대로 있다간 어디선가 나풀나풀 신기루라도 보일 것만 같아서, 다시 한번 축축 처지는 몸을 애써 옮긴다. 그러면서 다시한번 중얼거렸다. -더워. 여름이 싫다던 그는, 지금 어떻게 하고 있을까? 오늘 아침만 해도 그는 매우 기분이 좋아보였다. 대원들의 아침훈련-나야 그때도 땡땡이 치고 있었지만서도-에도 유달리 기운차게 목검을 휘두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