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글연성/마블 (20)
A.Y.A.D.
말리부의 밤바다For. 육토 님마블_토니피터 인생은 고통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누가 한 말인지는 몰라도 정말 구구절절 옳은 말이라고, 피터는 생각했다. 오늘 아침부터 지금 밤까지, 그는 잠시도 도저히 쉴 수가 없었다. 피터가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스타크 인더스트리에서 최근 개발 중인 제품의 프로토 타입을 제작하기 위해 모 업체에서 부품을 오늘까지 납품받기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새벽부터 업체에서 전화가 오더니 웬걸, 눈길에 트럭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제품이 죄다 파손이 되었다나?참고로 프로토 타입은 마케팅 팀이 선정한 100명의 제품 평가단에게 보내 제품 성능을 테스트할 예정이었다. 오늘 부품이 제때 도착하기만 했으면 차질 없이 돌아갔을 텐데, 하필이면 눈이 와서!! 피터는 그 순간 이 하늘에 대고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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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킥애스님(@kickass_man) 피터는 핸드폰을 꺼내 다시 한 번 시간을 확인했다. 어느새 겨울이 성큼 다가온 뉴욕의 공기는 차갑고 시려 손가락 끝이 발갛게 얼어있었다. “올 때가 됐는데...” 피터는 언 볼을 언 손으로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곧 플래시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었다. 베티에게 전화가 온 것은 이틀 전이었다. 담담하지만 어딘가 젖어있는 목소리로, 베티는 플래시와 헤어졌다고 말했다. 피터는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려다가, 순간 멈칫했다. 플래시도 베티도, 둘 다 그의 오래되고 소중한 친구였으므로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는 대강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언젠가 플래시가 군인인 탓에 오래 헤어져 있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 베티가 불평한 것이라든가, 혹은 베티와 플래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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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메이커 키워드 : 수십 개의 단어와 한 사람을 동시에 떠올리는 일 나는 아직도 이런 일을 생각한다 플래시는 무겁고 뜨거운 헬멧을 벗어던졌다. 동시에 땀냄새가 훅 끼쳐올랐다. 그는 허리춤의 수통을 더듬어 꺼냈다. 혀끝에 닿는 물은 미지근했다. 군화의 끈 사이로 자꾸 모래가 들어와 발밑에 배겼다. 그는 이미 장갑도 벗고 소매도 있는대로 걷어올린 참이었다. 뜨겁다. 그는 모래처럼 까끌까끌해진 입 속으로 중얼거렸다. 더운 게 아니라 뜨겁다, 라고. 플래시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앞을 바라보았다. 험비라도 앞에 지나가면 좋았으련만, 그의 앞에 펼쳐진 건 그저 사람들이 놓고 간 텅빈 집뿐이었다. 사막의 열풍에 천천히 스러져 갈 운명인 낮은 흙집을 보며 플래시는 발걸음을 옮겼다. 등에 멘 군장과 총기의 무게가 자꾸 ..
나는 이 생에서 하늘을 보았고 그것은 다만 너로 인해서였다.-오귀스트 로댕이 카미유 클로델에게 보낸 편지 中- "-예술가에게 뮤즈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그것은 숱한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피카소의 경우 숱한 여인들과의 염문을 뿌렸죠. 그러면서 그의 창작욕은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유지되었습니다. 또한 대표적인 사례는 로댕과 카미유 클로델이 있지요. 로댕은 카미유 클로델과 사랑에 빠지면서 이전보다 훨씬 관능적이고 대담한 작품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 그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겠네요. 과 더불어 로댕의 가장 훌륭한 작품 중 하나인 이것은...." 강의실의 벽면 가득 남녀가 농밀하게 키스하고 있는 조각상의 사진이 나타났다. "...신곡의 등장인물의 이야기를 조각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와 그의..
1.죽음의 냄새가 났다. 감각을 꽉 채우는 진한 구정물 냄새와 피냄새가 뒤섞여 어느새 하나가 되어버린 냄새. 케인은 이 냄새에 아주 익숙했다. 그가 살아있던 대부분의 시간은 죽음을 향해 천천히 기어가는 과정이었으므로. 언젠가 차라리 죽었더라면 편했을 것이라고, 내뱉은 적이 있었던 것도 같았다. 자신을 노려보며 다가오는 죽음을 피하지도 못한채 붙들려 기다리기만 하는 것. 발버둥치고 괴로워해도 결국엔 시궁창 속에서 죽어갈 것임을 깨닫는 순간. 살아있는 매 순간순간이 끔찍한 삶. 케인은, 케인은 두 번 다시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았다. 그럼에도- 결국엔 이렇게 되고 마는 것이다.케인은 비척거리며 발걸음을 내딛었다. 진득한 피가 웅덩이 위로 떨어지는 소리가 터널 속으로 울렸다. 다시 한 번 걸으려고 다리를 들어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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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의 전화는 낯익은 번호로부터 온것이었다. 피터는 전화를 받으면서 액정의 숫자를 쳐다보았다. 새벽 세시 이십칠분, 전화하기에 썩 좋은 시간은 아니었다. 그러나 뉴욕은 연일 며칠째 유례없는 폭염으로 밤이고 낮이고 할것없이 도시 전체가 뜨겁게 달아오른 채였고, 한낮 내내 달궈진 공기는 밤이 되어도 식질 않았다. 그 덕분에 사람들의 외출도 감소하고, 심지어 빌런들과 범죄마저도 감소한 덕분에 피터 역시 요 근래 밤이 되어도 할 일이 없었다. 그렇다고 그냥 잠을 자자니, 너무 더웠다. 그래서 피터는 아무런 고민도 없이 전화를 받았다. "헤이, 피터~!" 비틀거리다 못해 끝이 꼬부라진 목소리였다. 목소리에 한껏 묻어있는 취기에 피터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대답했다. "플래시, 너 술 끊는다고 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