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Y.A.D.
그는 항상 웃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더군다나 오늘은 더욱 더 환하게 웃고 있을 게 분명했다. 그런 이유로 제이슨은 여기 오는 것을 무척이나 망설였다. 스스로도 얼마나 고민했는지 횟수를 세기도 어려우리만치, 그냥 한없이 머리가 아플만큼 고민했다. 하지만 결국 와버렸다. 일단 빚지고는 살 순 없는 노릇이니까, 그가 자신의 생일 때 필요없다는 데도 강제로 덥석 안겨준 선물의 답례는 해야했다. 제이슨은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차가워지는 가을 바람을 맞으며 길 위를 서성였다. 버석이는 호주머니 속, 손 끝에 매끄러운 리본의 감촉이 걸렸다. 고담의 늦가을은 가을보다는 겨울에 가까웠고, 그래서 아직 11월인데도 제이슨의 코끝은 금방 빨개졌다. 겨우 삼십분 정도만 서있었을 뿐인데. 제이슨은 마찬가지로 새..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오늘따라 하늘은 유달리 높고 맑았고, 바람은 선선했다. 본래는 어둡고 거무죽죽한 색깔인 고층건물마저 하얗게 햇빛을 반사했고, 공기에 뒤섞인 매연마저도 상쾌한 바람에 어느새 날아가버렸다. 고담에서는 보기 드문 깨끗하고 청명한 날씨에 너도나도 바람을 쐬러 나온 사람들로 공원은 붐볐다. 단풍이 들기 시작한 나무 사이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잔디 위에 앉아 있었다.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높은 웃음소리가 울려퍼진다. 연인들이 나란히 앉아 가볍게 키스하고, 새파란 하늘 위로 아이들의 빨간 풍선이 떠오른다. 제이슨은 벤치에 앉아 멍하니 그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제이슨의 생활리듬은 야행성이었고, 그러니 이런 오전 시간대에 나와서 하릴없이 시간을 죽이고 있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드문 일이었다. 하지만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