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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연성/DC

[딕슨]조각글

DayaCat 2013. 8. 9. 22:38

너에게 키스했다. 메마르고 버석이는 입술이었다. 너는 살짝 눈을 크게 떴다가, 흔들리는 시선을 다시 내리깔았다.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것처럼. 너의 까만 속눈썹이 촉촉하게 젖어 빛을 반사했다. 나는 다시 한번 너의 어깨를 붙잡았다. 너는 피하지 않았다. 언젠가 함께 보았던 밤바다처럼, 깊고 푸른 눈동자가 나를 응시한다. 네가 입술을 연다. 나는 그 모든 너의 움직임을 눈으로 집요하게 좇는다.  

-너는 항상 새벽과 함께 왔었지.

너의 목소리는 나지막하게 울린다. 그다지 높지 않은 허스키한 음색 가운데 언듯 소년의 흔적이 스쳐가곤 하는 너의 목소리를 나는 항상 좋아했었다. 맞아, 나는 그랬었다. 나는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의 새벽은 너의 체온과 맞닿아 흘러갔다. 너의 체온은 나의 것보다 조금 더 뜨거웠고 그래서 너와 닿을 때마다, 너와 부딪치는 피부마다 불에 덴 것처럼 느껴졌다. 그 불은 언제부턴가 내 가슴 속으로 옮겨갔다. 나는 그 불을 너에게 도로 돌려주고 싶었어, 제이슨.

-너는 거부하지 않았고.

내가 웃으며 속삭였다. 제이슨이 파란 눈길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미소와 함께 다시 한번 그에게 입맞추었다. 그의 입술에 나는 불을 흘려넣었다. 너도, 알게 되었으면. 나는 바랐다. 너는 깊게 가라앉은 눈동자로 다시 한번 나를 응시한다.

-소용없다는 걸 알잖아, 딕.

나는 네가 내 이름을 부르는 순간이 좋았다. 맨처음 몸을 섞을 때 나는 너의 이마에 맺힌 땀을 손으로 닦아주었다. 너의 흔들리는 몸 위로 땀방울이 자꾸 미끄러졌다. 너는 내 손을 붙잡으며 내 이름을 불렀다. 딕. 그 순간 나는 사정해버리고 말았다.

나는 웃었다. 다시 한번, 빙긋.

-그런 말을 하려면 진작에 했어야지. 기회는 많았었어, 제이슨.

내가 너의 손을 잡았을 때, 내가 처음으로 키스했을 때, 우리가 처음으로 잤을 때. 너는 살짝 눈살을 찌푸렸지만 차마 뿌리치지 못했다. 마치 지금처럼. 너는 눈을 살짝 가늘게 뜨며, 미간을 찡그리지만 이내 내 얼굴을 보고는 결국 당해낼 수 없다는 듯 얕은 한숨을 내쉬는 것이다.  

그래, 나는 언제나 그걸 잘 알고 있었지. 하지만 더 이상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너도 알고 있잖아, 제이.

가 뭘 바라는지. 내가 뭘 원하는지. 너는 항상 알면서도 침묵했다. 네게 키스한 그 순간부터 난 더이상 네가 날 바라보는 시선을 해석할 수 없었다. 내 바람과 네 침묵은 언제나 엇갈려서 나는 언제부턴가 그저 내가 원하는 대로만 널 바라보고만 있었다. 모호한 응답과 불명확한 감정들의 언저리를 더듬으며 나는 너를 원했다. 하지만 이젠 조금 지친 것도 같아, 제이슨. 너무 오랫동안 나는 그래왔었어.

-그러니까, 말해줘.  

너는, 날 어떻게 생각해?


왜 썼는지도 모를 의미불명의 글. 그냥 딕이 슨이를 많이 좋아하는 걸 쓰고 싶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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