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Y.A.D.
[딕슨]구속 본문
누가 무엇을 먼저 시작했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언제부턴가 무엇이 이렇게 망가지기 시작했는지도 조금도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적어도 딕 그레이슨에게는. 언제부턴가 브레이크가 고장난 것처럼 멈출 수가 없었다. 뒤틀린 관계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에게는 아무래도 상관없었을 뿐이다.
제이슨이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헐떡이는 숨소리와 함께 그의 얼굴 위로 홍조가 떠올랐다. 딕은 제이슨의 목에서 손을 뗐다. 붉은 손자국이 그의 목에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제이슨은 쿨럭거리며 한참동안 기침을 했다. 딕은 느긋하게 그가 괜찮아질 때까지 기다렸다. 제이슨의 눈가에는 물기가 맺혀 있었다. 그는 딕을 노려보았다. 딕은 그 눈빛을 웃음으로 받아냈다.
-새로운 놀이인데, 어때?
-꺼져, 딕 그레이슨.
제이슨은 마치 내뱉듯이 말하면서 양손을 잡아당겼다. 하지만 단단한 수갑에 묶인 두 손목은 덜컹거리는 소리만 만들어 낼 뿐 여전히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제이슨의 헐벗은 상체 위로는 붉은 자국이 점점이 찍혀 있었다. 피부 곳곳에 남은 붉은 자국과 흉터가 어우러져 마치 무늬를 몸에 새긴 것 같았다. 딕이 제이슨의 손목으로 손을 뻗었다. 그의 손목은 잔뜩 껍질이 까져 엉망진창이었다. 딕의 손가락이 그의 상처를 건드리자 제이슨이 아픔에 얼굴을 찡그렸다.
-상처가 생기니까, 이제 여기 힘주는건 그만해. 어차피 아무 소용없는 거 알잖아.
-닥쳐.
험한 말을 내뱉는 제이슨의 표정은 여전히 반항적이었다. 딕은 얕은 한숨을 내쉬었다. 언제쯤이면 현실을 받아들이게 될까. 물론 딕은 제이슨을 이런 점을 좋아했지만, 그의 몸에 상처가 늘어나는 것은 보기 싫었다.
-하지만 이건 모두 네 잘못인걸.
딕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이며 손가락으로 제이슨의 가슴팍을 훑어내렸다. 딕의 목소리는 나긋나긋해서 귓가에 스며들어오는 것 같았고
손짓은 한없이 다정하고 부드럽게 간질거렸다. 하지만 마치 그 모든 것들이 제이슨에게는 마치 뱀의 부드러움처럼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네가 대답만 제대로 해주었다면.
내가 이러지는 않았을 거야. 딕의 말에 제이슨은 더이상 대꾸도 하기 싫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딕의 손이 거칠게 제이슨의 턱을 붙잡았다. 억지로 제이슨의 고개를 돌리는 그의 손에는 하얀 핏줄이 돋아나 있었다. 날 봐. 위압적인 어조에 제이슨은 입술을 깨물었다. 딕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부드러운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다시 한번 물어볼게.
제이슨은 눈을 감았다. 그는 딕이 무엇을 말할지 이미 알고 있었다. 수없이 반복되었던 문답. 그는 무엇이 이것을 멈추게 할수있는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결코 하지 않았다. 제이슨은 이제 딕의 얼굴을 쳐다보고 싶지 않았다. 그의 새파란, 갈구하는 눈동자는 언제나 자신을 약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언제나 반복해왔던 답을 말할 것이다. 제이슨은 눈을 감고 딕의 질문을 기다렸다. 딕이 제이슨의 뺨을 쓰다듬었다.
-나를 사랑해?
얀데레 딕과 슨이. 왜 썼는지는 나도 모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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