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Y.A.D.
1.19세기(1) 마차가 덜컹거렸다. 깨진 보도블럭 위를 지날 때마다 마차는 아래 위로 파도라도 치듯이 흔들렸다. 그럴 때마다 실크햇도 포마드를 바른 머리 위로 미끄러졌다. 맷은 세번째로 실크햇을 고쳐썼다. 맷의 앞에 앉은 남자는 조금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혹은, 지었을 것이다. "그래도 여기가 지름길이어서요." 질이 좋지 않은 동네를 지나가게 된 변명을 남자는 늘어놓았다. 미국과 자동차라는 발명품에 대해서 삼십여분째 지껄인 뒤에야 내놓은 말이었다. 밀폐된 마차 안의 공기에는 남자의 향수 냄새로 온통 가득했다. 맷은 창문을 잠깐 열어도 되겠냐고 질문했다. 남자는 선뜻 그러라고 했다. 문을 열자마자 안개가 한층 요란해진 말발굽 소리와 함께 마차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남자는 곧 이번에 보러갈 오페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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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의 전화는 낯익은 번호로부터 온것이었다. 피터는 전화를 받으면서 액정의 숫자를 쳐다보았다. 새벽 세시 이십칠분, 전화하기에 썩 좋은 시간은 아니었다. 그러나 뉴욕은 연일 며칠째 유례없는 폭염으로 밤이고 낮이고 할것없이 도시 전체가 뜨겁게 달아오른 채였고, 한낮 내내 달궈진 공기는 밤이 되어도 식질 않았다. 그 덕분에 사람들의 외출도 감소하고, 심지어 빌런들과 범죄마저도 감소한 덕분에 피터 역시 요 근래 밤이 되어도 할 일이 없었다. 그렇다고 그냥 잠을 자자니, 너무 더웠다. 그래서 피터는 아무런 고민도 없이 전화를 받았다. "헤이, 피터~!" 비틀거리다 못해 끝이 꼬부라진 목소리였다. 목소리에 한껏 묻어있는 취기에 피터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대답했다. "플래시, 너 술 끊는다고 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