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Y.A.D.
새로운 왕의 취임식이 끝나고 이어진 것은 요새는 보기 힘든 규모의 무도회였다. 왕의 등극을 축하하는 자리인만큼, 저 먼 나라에서 실어온 희귀한 식재료며, 가격을 안다면 분명 입이 떡 벌어질만한 화려한 온갖 장식들. 나라에서 제일가는 음악가가 신왕을 위하여 새로이 작곡했다는 음악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이런 무도회라면, 이 나라에서 귀족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자로서는 결코 빠질 수 없는 것이다. 덕분에 여느 무도회라면 볼수 없는 면면들- 가난한 귀족, 괴팍한 귀족, 추문이 도는 귀족, 그리고- 서로 얼굴을 보는 것조차 증오하는 귀족들도, 함께 이 자리에 참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응당 이 거대한 무도회의 중심이 되어야 할 소년은 혼자 발코니에 나와있었다. 금발의 소년은 이 나라의 둘째 가는 실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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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킥애스님(@kickass_man) 피터는 핸드폰을 꺼내 다시 한 번 시간을 확인했다. 어느새 겨울이 성큼 다가온 뉴욕의 공기는 차갑고 시려 손가락 끝이 발갛게 얼어있었다. “올 때가 됐는데...” 피터는 언 볼을 언 손으로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곧 플래시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었다. 베티에게 전화가 온 것은 이틀 전이었다. 담담하지만 어딘가 젖어있는 목소리로, 베티는 플래시와 헤어졌다고 말했다. 피터는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려다가, 순간 멈칫했다. 플래시도 베티도, 둘 다 그의 오래되고 소중한 친구였으므로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지는 대강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언젠가 플래시가 군인인 탓에 오래 헤어져 있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 베티가 불평한 것이라든가, 혹은 베티와 플래시 사이..